'죽고 싶다는 생각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이 한 문장이 나를 위로하는 것 같았다.
언제부턴가.. 꽤 오래전부터 나에겐 살기 싫은 세상이 되어버렸다..
왜일까?
우울증
나는 내가 우울증이라는 걸 이미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가정의 환경적인 어려움도 밑바탕에 깔려있지만 어느 한 공동체를 만나면서 그리고 그들과 분리되는 과정에서 나의 영혼은 파괴되었다
지금은 원망, 미움 이런 감정들이 남아있지 않지만 나는 그들 대신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원망, 분노의 감정을 퍼부었다..
누구의 잘못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분을 존경하고 따랐지만 강압적이고 율법적인 언행 때문에 나는 오랫동안 그 사슬에 묶여 지내야만 했다
그분을 따르고 순종했던 만큼 나에게는 권위가 생겼다
고작 대학교 1학년이었던 내게 높은 직분이 주어졌고 사람들은 나에게 존경을 표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사람들의 인정을 더 갈망했던 것 같기도 하다
공동체의 가르침은 본연의 내가 되기보다 어떤 높은 수준의 경지에 오르도록 청년들을 훈련시켰다
분명 청년들에게 필요한 가르침도 있었겠지만 그때부터 나에게 가면이 씌워진 것 같다
그리고 나 자신을 싫어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내 안에 부족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나를 외면하고 다른 어떤 사람으로 살려고 애를 썼던 것 같다
그래야 내가 받는 인정과 신뢰와 사랑을 계속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 공동체에서 4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며 분명 좋았던 날도, 같이 기뻐한 날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지금의 내 머릿속에 거의 지워져 흐린 기억으로 남아있다
나를 잃어버린 20년,
지금 내가 바라보는 나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다 비참한 기분마저 든다..
텅 빈 마음, 내가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은 아무도 곁에 없다
진짜 혼자가 된 거 같은..
최근 3~4년 전부터 내 상태는 바닥을 쳤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됐고 아무도 만나기 싫었다..
입맛을 잃었고 깨어있는 상태가 싫어서 계속 잠을 청했다
침대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너무 불안해서..
당연히 모든 연락을 멀리했고 소리에 극도로 예민해져서 항상 무음으로 셋팅해 두었다
지금은 하루에 한 번도 전화가 오지 않을 때가 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었나?
나를 수용하게 도와준 상담
2020년부터 작년 겨울까지 다행히 나를 수용하도록 도와주시는 분이 있었다
덕분에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해되지 않았던 상황들을, 나의 반응들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나를 수용하는 것은 나에게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그 수많은 상담의 시간을 지나왔는데 마치 원점인 것 같은 날이면 너무 속상하지만
그래도 나를 조금은 다독일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풀어놓기도 한다
행동을 바꾸면 생각이 바뀐다
걷는 게 좋다는 건 알겠는데 밖을 나갈 수가 없다
그럴 힘이 없다
나에게 다가올 자극이 무섭다
창 밖을 보니 너무 아름답게 핀 분홍빛 꽃들이 보인다
만개한 꽃들이 정말 아름답다 샛노란 개나리도 너무 예쁘다
다른 시선으로 보는 나도 저렇게 예쁠까?
나만의 행복회로를 돌려라
현재로선 좋아하는 게 없고 하고 싶은 게 없다
나만의 행복회로는 무엇일까?
얼마 전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우연히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라는 노래가 귀에 들어왔다
이런 노래가 있었나?..
비에 젖은 나무냄새, 빗소리 그리고 음악기분이 좋아졌다
인생을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지만
내가 즐겁게 살아야 부모님 마음이 놓이실 것 같다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다..
자식들을 위해 많이 고생하셨는데 건강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다
나의 행복회로를 만들면 그것만으로도 가족들에게 기쁨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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